업무 중 사망하면 유족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두 종류입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사망 사건을 심의하다 보면 자주 보는 상황이 있습니다. 유족은 "이게 산재로 인정되느냐"에 힘을 모읍니다. 인정을 받고 나면 급여를 누가 얼마나 받느냐가 남는데, 그 답이 가족의 예상과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유족급여를 연금과 일시금 두 종류로 정해 두었습니다.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의 범위는 같은 법 제63조 제1항이 정하고, 연금을 받을 권리의 순위는 같은 법 제63조 제3항이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 순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제65조는 일시금 쪽 순위 규정입니다
흔히 "유족 순위 조문"으로 인용되는 같은 법 제65조는 연금 순위를 정한 조문이 아닙니다. 제65조 제1항이 스스로 적용 범위를 밝혀 두었습니다. 같은 법 제57조 제5항(장해보상연금 수급권 소멸에 따른 차액일시금), 제62조 제2항 중 유족보상일시금, 제62조 제4항(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 상실에 따른 차액일시금). 이 세 가지에 붙는 보충 규정입니다.
유족보상일시금은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연금 수급자격자가 없을 때 지급됩니다(같은 법 제62조 제2항). 배우자가 없고 자녀·손자녀는 25세 이상이며 부모·조부모는 60세 미만인 경우처럼 연금 자격자가 비는 자리에서 제65조 제1항의 순위표가 작동합니다.
| 순위 | 해당 유족 | 조문 |
|---|---|---|
| 1순위 | 사망 당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 같은 법 제65조 제1항 제1호 |
| 2순위 |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조부모, 또는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형제자매 | 같은 법 제65조 제1항 제2호 |
| 3순위 | 형제자매 | 같은 법 제65조 제1항 제3호 |
각 호 안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65조 제1항은 "각 호의 사람 사이에서는 각각 그 적힌 순서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1호 안에서도 배우자가 자녀보다 앞서고 자녀가 부모보다 앞섭니다. 부모는 양부모가 선순위, 실부모가 후순위이며 조부모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됩니다(같은 법 제65조 제2항). 같은 순위가 둘 이상이면 똑같이 나눕니다(같은 법 제65조 제1항 후단). 고인이 유언으로 받을 유족을 지정했다면 그 지정이 앞섭니다(같은 법 제65조 제4항).
한 구절이 순위를 가릅니다
1호와 2호에 적힌 사람은 같습니다.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자격 자체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둘을 가르는 것은 "사망할 당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이라는 구절뿐입니다. 연금 자격을 정한 같은 법 제63조 제1항도 같은 문언을 씁니다. 연금이든 일시금이든 같은 기준선 위에서 갈린다는 뜻입니다.
같은 자녀라도 갈립니다. 배우자가 없는 사건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며 생활비를 받던 자녀는 1호에 해당하고, 결혼해 따로 살며 왕래만 하던 자녀는 2호에 해당합니다. 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2호는 받지 못합니다.
"생계를 같이" 하는 유족의 범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61조가 세 가지로 정합니다. 첫째,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하고 동거하던 유족으로서 고인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던 사람. 둘째, 고인의 소득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하면서 학업·취업·요양, 그 밖의 주거 사정으로 주민등록을 달리했거나 동거하지 않았던 사람. 셋째, 앞의 두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고인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경제적 지원으로 생계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유지하던 사람. 이 조문은 같은 법 제63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정의지만, 제65조 제1항이 쓰는 같은 표현을 판단할 때도 실무에서 같은 기준을 씁니다.
실무에서 많이 다투는 유형은 둘째와 셋째입니다. 따로 살았다는 사실 하나로 미리 포기하는 유족을 여럿 봤습니다. 세 유형 모두 요건의 중심은 동거가 아니라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있습니다. 송금 내역, 학비 납부 기록, 요양병원 비용 결제 내역은 그 비중을 다투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액수와 기간, 유족 본인의 소득을 함께 보기 때문에 기록이 있다고 해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주민등록만 같아 놓고 실제 부양이 없었다면 동거 사실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산재와 민사, 순서가 금액을 바꿉니다
두 번째로 확인할 내용은 공제 규정입니다. 사업주 과실이 있어 민사로도 다투는 사건에서 계산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같은 법 제80조 제2항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보험급여를 받으면 그 금액 한도에서 보험가입자의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 후단은 장해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입니다. 매달 나누어 받고 있어도 민사 계산에서는 일시금 전액을 이미 받은 것으로 놓고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유족이 사업주와 먼저 합의해 금품을 받으면 같은 법 제80조 제3항 본문에 따라 공단은 그 환산액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제2항 후단에 따라 수급권자가 지급받은 것으로 보게 되는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에 해당하는 연금액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민사에서 이미 받은 것으로 간주된 부분을 산재 쪽에서 다시 깎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이중공제를 막는 장치입니다.
두 조항이 공통으로 건 요건은 "동일한 사유"입니다. 합의금 전액이 깎이는 것이 아니라 산재보험이 지급하는 항목과 겹치는 부분이 대상입니다. 위자료처럼 산재보험에 대응 항목이 없는 부분은 성격이 다릅니다. 합의서를 어떤 항목으로 구성하느냐가 손에 남는 금액을 바꿉니다. 저는 유족이 합의 문안을 들고 오면 산재 청구가 어디까지 갔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기한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받을 권리는 5년입니다(같은 법 제112조 제1항 단서). 다른 보험급여의 3년보다 깁니다. 장례비는 평균임금 120일분으로 유족급여와 별도 항목입니다(같은 법 제71조 제1항).
급한 쪽은 불복 기한입니다. 공단의 보험급여 결정 등에 불복하는 심사청구는 그 처분, 곧 보험급여 결정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03조 제3항).
장례를 치르고 서류를 정리하다 보면 90일은 생각보다 빨리 지납니다. 인정 여부를 다투는 일과 별개로, 우리 집에서 누가 앞 순위인지는 일찍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내용은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남아 있는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상담 안내
소백 법률사무소(채현주 변호사)는 산재 유족급여 사건을 전문으로 합니다. 유족급여 수급자격과 순위, 산재 급여와 민사 손해배상의 관계를 확인하려면 전화 02-2138-3041로 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무소는 서울 중구 퇴계로 197 충무빌딩 303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따로 사는 자녀도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61조는 생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유지해 온 유족이면 주민등록을 달리했거나 동거하지 않았어도 포함하도록 정합니다. 학업, 취업, 요양 등의 사정으로 따로 살았어도 생계 의존이 인정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유족급여와 장례비는 별도인가요?
별도입니다. 장례비는 평균임금 120일분으로 유족급여와 구분됩니다.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받을 권리는 5년입니다.
산재 급여를 받으면 사업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나요?
사업주 과실이 있는 사건에서는 민사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에 따라 산재 급여를 받은 금액 한도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므로, 청구 항목을 어떻게 구성할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